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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스포 없음] 아주 드문 한국 영화 추천 '내 아내의 모든 것'

by Dora222 202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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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몰입이 잘 되지 않아서이다. 내가 배우들을 다 알고 그들의 사생활까지 아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극중 배역으로 보려고 해도 자꾸 '아 연기 잘하네.' 이런 생각이 들지 진짜 그 인물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이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몰입을 만드는 영화들이 있는데 드물게도 이 영화가 그러했다. 안 그럴 것 같은데 그러하다. ENTP에게 더 추천하고 싶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이다.

 

똑똑하고 참지 않는 여성이라면 더 몰입하기 쉬운 영화

우리 나라에는 이런 속담이 있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들은 그저 조용히 웃고만 있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아무래도 시대가 달라지고 있어서 이런 속담은 아마 다시는 못 쓰게 되지 않았나 싶다. 아직도 쓰는 머저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2012년에 개봉해서 이 주인공 여성이 아무래도 더 좀 뭐랄까. 불편한 여성으로 비춰지는 경향이 있다. 이 주인공 여성은 상당히 똑똑하고 똑부러진다. 내가 봤을 때 이 여성은 ENTP다. 그래서 내가 더 몰입이 잘 되었는지도 모른다. 똑똑한데 말이 많다. 사실 맞는 말이라고, 본인의 생각이라고 다 말하고 살 필요도 없는데 이상하게 내 입이라는게 통제가 잘 안되서 나도 스스로 말이 너무 많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도 말이 튀어나오고 있다. 그 상황에서도. 이 주인공 여성도 조금 비슷한 구석이 있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한데 말이다. 뭐 글쎄 모르겠다. 나도 가부장적인 사고에게 지배 당해서 주장을 많이 하는 여자 주인공에게 불편함을 느끼는 건지 모르겠다. 게다가 우리 나라는 약간 공동체를 중요시해서 물의를 일으키는 것 자체에 불편함을 느낀다. 맞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그 말을 꺼내서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을 오히려 불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참 ... 사실 이런 우리가 나쁜 사람은 아닌데 말이다. 

 

나를 사랑하던 눈으로 나를 이렇게 쳐다본다면,

사랑이라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이 참 그러하다. 사랑이라는 것은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살짝 미치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긴 한데 그것이 사랑의 완성이라거나 전부는 아니다. 그 미치는 호르몬은 언젠간 끝이 난다. 바로 그 이후를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바로 사랑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은 이 스파크를 튀게 만드는 매력이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경멸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분명 똑부러져서 좋았는데, 사람이 너무 정내미가 없다 느껴져 미워보이고. 이 영화를 보면 참 그러한 변화가 눈에 보여서 슬프다. 게다가 정말 슬픈 것은 그 변화가 한쪽에서만 일방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사실 여자는. 뭐 스포가 되려나. 가만히 보면 이 여자는 참 한결같은 마음으로 남자를 대하는 것이 느껴져 참. 더욱 슬프다. 그리고 하아 짜증나게도 보면 볼수록 뭔가 나를 닮아서 나도 저렇게 정내미 떨어지는 인간이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슬펐다.

 

하지만 이 영화의 정점을 찍는 것은 류승룡

이 영화에 만약 류승룡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지겹고 지긋지긋한 부부 싸움 같이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재밌게 보게 만드는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이 바로 류승룡이다. 류승룡님이 아마도 이 영화로 뭐랄까 화제가 되지 않았었나 싶은데. 정말 미친 연기력이다. 정말 말도 안되는 캐릭터인데 이 말도 안되는 캐릭터를 정말 말도 안되는 연기로 아주 그냥 캐릭터를 잡아 잡수셨다. 다시 봐도 어마어마한 연기다 정말. 류승룡이 없었다면 정말 이 영화가 어떻게 되었을까 싶은 어마어마한 씬스틸러다. 이런 아주 어마어마한 개그캐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정말 마음을 울리는 영화이다. 단순히 가벼운 영화였다면 추천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래 연애를 했거나 부부이거나 하면 이 영화를 한번쯤 보기를 추천하겠다. ENTP의 여성이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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