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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스포 있음] 넷플릭스 영화 리뷰 '인터스텔라'

by Dora222 2021.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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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랑하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역작, 인터스텔라.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웬만하면 이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나는 이 영화를 내 친동생과 함께 보았는데 영화를 다 보고난 후 벅찬 가슴으로 영화관 주변 길을 산책하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나누었던 기억이 아직도 너무 아름답게 남아있다. 여러분과도 그런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이 리뷰를 올려본다. 

이과생이 만든 영화 그런데 문과를 품고 있는.

이 영화는 상당히 과학적으로 만든 영화이다. 게다가 실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꽤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토대로 만든 영화라고 한다. 그래서 좀 복잡한 과학 이론을 이해해야되는 부분이 있어서 딱 봐도 관객을 위해 설명하는 것 같다고 느낄 만한 장면도 종종 있다. 그래서 간혹 이 영화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이다. 근데 너무 재밌는 것은 이 영화가 이렇게 과학으로 똘똘 뭉쳐서 전달하는 그 메세지는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엄청나게 문과적인 내용을 엄청나게 과학적인 내용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것. 나는 이게 바로 이 영화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조금 간단하게 표현한다면 막 x, y 방정식을 줘놓고 이걸 그래프로 그려볼래? 해서 그려봤더니 하트모양. 이런 느낌이랄까.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이과적이면서 문과적일 수 있는지. 참 추후에 또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싶다. 

 

먼지가 너무 심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주인공 가족들

리얼리즘 변태 크리스토퍼 놀란

 정말 현실 고증인 것이 이 영화가 개봉할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막 미세 먼지 얘기를 하며 마스크를 쓸 때는 아니였다. 이 영화에서는 지구가 끝에 가까워질수록 먼지 구덩이가 되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고 집에 들어오는 먼지 때문에 그릇들을 엎어 놓고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로 우리는 현재 코로나 때문에 쓰긴 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미세 먼지 혹은 황사라는 존재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나날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온갖 작물들이 멸종되어서 살아남은 것은 옥수수 뿐이라 팝콘을 간식으로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도 실제 과학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한다. 나는 사실 옥수수를 너무 좋아해서 쪄먹는 것이든 구운 것이든 팝콘이든 사랑하는 지라 그나마 살아남는 작물이 옥수수라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핵심 내용인 우주와 블랙홀을 실제로 과학자들과 많이 연구를 했는데 영화를 위해 연구하면서 논문까지 하나 나왔다는 소문도 있었다. 주인공들이 다른 행성에 도착해서 고생하는 장면들도 CG로만 처리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물이 가득한 바다에서 찍는다던가 높은 산에 저 커다란 우주선 모형을 가져다가 놓고 촬영을 하던가 했다고 한다. 인셉션 때도 CG가 아니라 실제로 바닥을 들어올린다던가 다크나이트 때도 실제로 차량을 폭발한다던가 했던 리얼리즘 변태의 특성을 여기서도 한껏 보여주고 있어 우리가 어색함 없이 화면을 보고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공간을 3차원으로 담은 장면

놀란과 팀플을 한다면 PPT를 맡기고 싶다

앞서 말한 리얼리즘 변태 놀란님은 리얼리즘만 잘하는 것이 아니다. 상상도 무지 잘한다. 아니, 사람이 이과도 잘하고 문과도 잘할 수 있나? 리얼리즘도 잘하고 상상도 잘할 수가 있나? 만약 인터스텔라가 소설이라고 해보자. 우리가 이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매우 유명한 장면인 바로 위 사진의 장면을 우리가 상상해낼 수 있을까. 주인공은 외계인들이 만들어준 3차원의 공간을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 자신에게 신호를 보내고 현재의 딸에게도 신호를 보낸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우리는 그가 꾸며낸 화면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아마 PPT를 만들어도 보는 사람이 찰떡같이 이해할 수 있게 잘 만들겠지. 정말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것을 화면으로 저렇게 담아내다니. 저 장면을 볼 때 정말 소름이 돋았다. 저럴 수도 있겠다고 납득이 될 정도였다. 이 영화의 핵심 가치인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정말 이런 기술적인 표현력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우주에서는 상대성 이론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흘러버려서 훌쩍 커버린 딸

모든 이론의 답은 사랑이였다.

기술, 과학적 이론. 이런 것을 총동원하여 그가 표현한 것은 가족애였다. 딸과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 자신을 버리고 간 것이 야속하지만 결국 그를 이해하는 딸. 그 둘 사이의 세월의 흐름. 인류를 구한 것은 결국 사랑이였다는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결론. 요즘 참 이러한 가치가 흐려지고 있다. 그런데 사실, 사랑만큼 위대한 것은 없다. 호의가 계속 되면 둘리인 줄 안다는 둥 희생이 비웃음을 사는 요즘 세상에 우리를 희생하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최근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출산은 곧 희생이니까. 정말 어마어마한 희생이니까.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희생을 감내하게 하는 것은 사랑이다. 이 희생이, 이 사랑이 인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절대 딩크나 출산을 반대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 희생의 길을 택한 사람들이 바보라서 그런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랑은 사람을 희생하게 만든다. 그리고 때로는 그 희생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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