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없음] 넷플릭스 미드 추천 '마인드헌터'

오늘 추천할 미드는 상당히 무겁고 어둡고 잔인한 장면 포함된 미드이다. 분위기가 너무 어둡고 약간 날 것이라 처음에는 너무 음침해서 1화를 보다가 껐었다. 한 두번 정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너무 볼 게 없고 해서 그리고 실제 범죄 기록서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라길래 내가 또 실화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서 한번 보기 시작했더니 이게 또 참 묘하게 재미가 있었다. 음침한 분위기만 이겨내면 재밌는 드라마, 마인드 헌터다.

 

어쩜 포스터도 이렇게 음침할까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려는 자

이 드라마는 범죄 심리학이 처음 시작될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전까지는 범죄자는 걍 쓰레기. 쓰레기통에 버리면 끝. 이런 느낌이였는데 이들을 사람으로 보고 이들이 어쩌다 이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관심을 가진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주인공 홀든이다.

 

바로 이 남자가 처음으로 범죄자의 심리에 관심을 갖자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 인물이 대단한 인물이냐, 그렇지 않다. 홀든은 이제 막 FBI에 들어온 신참이다. 막 열정이 들끓는 신참. 만약 당신이 회사에 첫 입사를 해본 적이 있다면 그 열정을 알 것이다. 나도 두번째나 세번째 회사에서부터는 그렇지 않았는데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는 뭔가 여기서 나의 젊음을 다 불살라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고 하나라도 뭔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홀든도 그러했다. 열정이 불타올라서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고 실마리를 잡은 것 같고, 그리고 약간 될놈될이라고 해야되나 타고난 촉이 좋은 그런 남자였다. 그런데 여러분도 알겠지만 신입 한 사람은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신입이 오기 전에 이미 체계화된 시스템은 신입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 신입이 말하는 '새로움'을 가져오려면 이미 익숙해져있는 모든 사람이 새로 적응을 해야하니까 신입의 변화를 위한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리고 다들 너가 몰라서 그렇지 우리도 해볼대로 다 해봤어 마인드랄까. 그런데 다행히도 이 신입은 운이 좋았다.

 

그와 동행하는 자

바로 홀든 옆에 벙찐 얼굴의 아저씨가 그의 사수이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약간 츤데레다. 막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내는 홀든을 막 엄청 뭐라고 해놓고는 사실은 열린 사고로 다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고민까지 해본다. 그리고 더 높은 상사 앞에서 그래도 내 새끼 말 좀 들어보세요.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던데? 하며 함께 개겨주는 아주 엄청나게 보기 드문 좋은 사수이다. 사실 본인이 먼저 필드에서 경험한 경력이 얼마인데 새파란 신입이 하는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것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만약 당신이 스타를 좀 한다고 치자. 그런데 스타를 처음 시작한 놈이 이거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면서 막 전략 운운하면 솔직히 우습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아저씨는 그런 말도 귀 기울여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둘로는 좀 부족하다. 여러분도 알겠지만 대리와 신입. 이 둘로도 체계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

 

마지막 지원군

외부에서 지원군이 있어야 된다. 특히 전문가라는 직함을 달고 있으면 더 좋다. 이 여성분은 FBI가 아닌 심리학 교수인데 이 분이 이제 여기서 힘을 실으면서 이 배는 바로 낭떠러지로 막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혹시나 나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얻게 된다. 물론 갈 길은 험난하다. 일단 둘 다 좌천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니까. 과연 이들은 제대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까. 그래도 이렇게 세 명의 조합이 만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사회 생활 해본 이들은 알 것이다. 이들의 행보가 궁금하다면 조금은 음침한 분위기를 이기고서 이 드라마를 보기를 추천한다. 보다보면 꽤나 재미가 있다. 무서운 줄 모르고 나대는 새파란 신참과 은근히 힘이 되는 사수 아저씨와 똑똑한 전문가 언니의 조합. 은근히 캐미가 좋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시즌이 좀 짧아 아쉽지만 그래서 더 깔끔하게 작별할 수 있는 드라마, 마인드 헌터 이다.